샌프란시스코는 1960년대 반문화 운동의 수도였다. 이후 1980년대, 1990년대를 거치며 혁신 기술 도시가 되기까지 샌프란시스코는 전 세계 예술, 과학, 기술 분야의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매력적인 도시가 됐다. 샌프란시스코에는 다양한 인재가 몰려들었고 자본도 뒤따랐다. 현재 인구는 약 81만명으로 캘리포니아에서 네번째로 큰 도시가 됐다.
샌프란시스코는 남쪽으로 차로 1시간도 채 걸리지 않는 거리에 인텔과 시스코 같은 전통의 기술 회사가 있다. 또한 메타, 넷플릭스 등 새롭게 등장한 기업에 있으며, 스탠포드 대학과 수많은 실리콘밸리의 기업들이 존재한다. 지리적으로나 기업 구성으로나 샌프란시스코는 세계 최고의 지정학적 가치를 가진다. 샌프란시스코의 변호인들은 가장 유명한 벤처 캐피탈, 세계 최고의 인재, 업계 최고 기업이 존재하는 한 샌프란시스코는 오랫동안 기술기업의 심장부로 남을 것이라고 한다.
기술혁신의 중심부였던 샌프란시스코가 팬데믹 이후 변화된 근무 환경과 글로벌 경제불황에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그러나 팬데믹19는 샌프란시스코의 위상을 흔들어 놨다. 팬데믹 봉쇄기간 젊은 노동자들은 타호 호수나 텍사스 오스팀과 같은 저렴한 도시로 이동했다. 2020년 7월부터 2021년 7월까지 샌프란시스코는 미국 주요 도시 중 가장 많은 주민을 잃은 도시가 됐다. 백신이 나온 뒤, 코비드19가 진정된 후에도 직원들은 회사로 돌아오고 싶어하지 않았다. 우수한 직원들을 놓고 경쟁하는 기업들은 감히 직원들을 사무실로 나오라고 할 수 없어 보였다.
버클리 대학과 토론토 대학의 지역 계획 학자인 '카렌 채플(Karen Chapple)'은 "샌프란시스코는 상업용 오피스 타워가 (미국과 캐나다 주요 31개 도시보다) 2배나 많다"며 샌프란시스코가 다른 대도시보다 회복이 더딘 이유를 설명했다.
부동산 투자를 위해 매력적인 도시였던 샌프란시스코는 이제 높은 공실률로 골머리를 앓는다. 세일즈포스, 에어비앤비, 리프트 등은 사무실 공간을 일부 비우고 있다. 트위터도 팬데믹 기간 일부 사무실을 전대했다. 사무실 가치 하락은 시의 가장 큰 수입원인 재산세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지금까지는 재산세 평가액을 시장 가격보다 훨씬 낮게 유지하는 '발의안 13(Proposition 13)' 법률 때문에 징수액이 보류돼 왔다. 또한 기업은 장기 임대에 묶여 있어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임대료는 계속 내야 하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주인들은 이미 세금 청구서의 대규모 감면을 모색중이다. 만약 감면이 받아들여지면 샌프란시스코는 환급금으로 수백만 달러를 지불해야 한다. 경제학자 '테드 에건(Ted Egan)'은 낮은 부동산 가치로 향후 5년 동안 2억 달러에 달하는 세수 손실이 일어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에건은 샌프란시스코의 미래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다. 그는 "기술 산업의 불균형한 영향에 대해 걱정하지 않는다. 호황기에 얻은 이익이 워낙 커서 도시의 일자리 수는 2008년 경기 침체 이전 절정기보다 더 많다. 솔직히 별다른 변화는 없을 것이다. 기술 분야는 매우 광범위하고 진화하는 산업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계속 (샌프란시스코는) 전문화하는 것이 옳다"고 했다.
샌프란시스코 내 도시전문가들은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으로 신속히 전환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재창조, 재투자, 재구성이 필요하다
골든게이트 대학(Golden Gate University)의 MBA 프로그램 책임자인 '로버트 쇼프너(Robert Shoffner)'는 JP모건의 '제이미 다이몬' 같은 뉴욕 은행 임원들이 도시에 대해 얼마나 확고한 지지자 였는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쇼프너는 샌프란시스코의 "비즈니스 리더들이 도시를 홍보하기 보다는 비판하는데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것이 문제"라고 했다.
세일즈포스 창업자 베니오프는 도시내 자선활동과 법인세 인하 조치 등 샌프란시스코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기술경영자 중 하나다. 베니오프는 "우리는 팬데믹 이후의 현실에 직면하고 있다. 모든 기업이 스스로를 재구성하고 있음을 의미한다...샌프란시스코는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매력적인 곳 중 하나다"며 샌프란시스코에 대한 애정을 표했다. 그러나 그는 “다운타운은 재설계되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샌프란시스코에 변화가 필요한 지 모두 공감하면서도 어떻게 해야하는지 정확히 아는 리더는 없어 보인다.
런던 브리드(Lodon Breed) 샌프란시스코 시장은 지난 10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재창조, 재투자'를 해야 한다고 지적하면서 사무실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는 "생명공학 산업"을 대안으로 이야기한 바 있다. 벨리사리오(Bellisario) 그룹은 비즈니스를 유치하고 상업 공간을 주택 용도로 변경하는 방법을 찾는 시 위탁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사무실을 주택으로 전환하는 사업이 내년에 승인될 것으로 보이지만 이를 구현하는데는 몇 년이 걸릴 수 있다. 이미 시작된 인력의 '탈 샌프란시스코' 행렬과 대규모 감원에서 얼마나 효과를 발휘할 지도 미지수다.
팬데믹 기간 아시아 방문객 감소로 샌프란시스코 내 호텔 수익을 비롯해 관광 수익이 줄었다. 현재는 미국의 다른 주요 도시와 비슷하게 회복세를 보이고는 있다. 그러나, 빈 사무실과 노숙자 증가는 금융 지구에 인접한 도심 지역과 사우스 오브 마켓(South of Market) 지역의 콘도 판매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 7월 샌프란시스코 지방검사로 취임한 '브룩 젠킨스(Brooke Jenkins)'는 "경제를 지원하고 근로자와 관광객에게 안전한 도시를 만드는 것이 나의 핵심 역할이다. 샌프란시스코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우리가 더 안전하게 만들 것이라는 매우 강력한 메시지를 보내기 원한다. 이곳에 오시면 크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되는 곳으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샌프란시스코의 부활을 위한 정부의 의지일 수도 있지만 현재 혼란에 빠진 도시 상황을 드러내는 인터뷰이기도 하다.
◇재정비 중인 샌프란시스코
바뀐 직장 문화와 대규모 해고, 높아지는 공실률과 범죄율 등 암울한 지표속에서도 샌프란시스코의 미래를 낙관하는 목소리도 높다.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복귀하고 있고, 업계내 치열한 인재 전쟁이 식으면 고용주는 눈치보지 않고 직원들을 사무실로 다시 복귀시키기 시작할 것이다는 의견이다. 무디스 애널리틱스(Moody's Analytics)의 경제학자 '로라 라츠(Laura Ratz)'는 "샌프란시스코의 물가는 수십 년 동안 악명 높을 정도로 비싸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일부 기업이 단기적으로 문을 닫더라도 가격 조정은 미래의 지속 가능성에 좋다"고 한다. 이어 라츠는 "사람들이 떠나고 회사가 떠나면 가격이 낮아지고 결과적으로 우리가 보고 있는 이주를 일부 억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샌프란시스코는 다른 도시에 비해 인플레이션이 덜 일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참고자료 : "Tech’s Bust Delivers Bruising Blow to Hollowed-Out San Francisco", Romy Varghese & Priya Anand, Bloomberg.
김윤진 기자 postmoney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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