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퍼옥시좀(Peroxisome)'의 감소가 파킨슨병의 주요 원인이 될 수 있음을 밝혀냈다.
HSPA9은 암호화된 미토콘드리아에 존재하는 단백질로 파킨슨병의 원인유전자로 알려져 왔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HSPA9의 기능 감소가 '퍼옥시좀' 감소를 유도하고, 파킨슨병을 야기할 수 있음을 규명했다. 퍼옥시좀은 에너지대사·활성산소를 조절하는 주요 세포기관을 말한다. 지금껏, 파킨슨병은 미토콘드리아의 기능 이상으로 발병한다고 알려져 왔다. 이번 연구 결과는 퍼옥시좀의 중요성을 학계에 새롭게 제기했고 향후 치료제 개발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본 연구는 경북대학교 자연과학대학 생명과학부 조동형 교수,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바이오나노연구센터 이규선 센터장, 원광대학교 의과대학과 공동 수행됐다. 또한 보건복지부 질환극복기술개발사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이 공동으로 추진하는 기초연구사업지원으로 진행됐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오토파지(Autophagy)' 1월 22일 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퍼옥시좀은 모든 진핵 세포의 세포질에서 발견되는 단일막 세포소기관이다. 주로 지방산 분해와 콜레스테롤 대사를 조절한다. 포유류의 경우 뇌, 간, 심장·폐 조직 에너지 대사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퍼옥시좀의 생성과 분해에 유전적으로 문제가 있으면 '젤웨거 증후군(Zellweger Syndrome)' 등 선천성 뇌 신경계 발달 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 젤웨거 증후군은 신생아에게서 발병하는 대사 장애로 근무력증, 얼굴 중부의 발육부전, 각막혼탁, 관절구축, 점상연골발육부전 등 증상을 보인다.
간세포에 존재하는 퍼옥시좀은 과산화수소를 물로 전환하는 효소를 다량보유하고 있다. 간에 쌓이는 알코올 등 독성물질, 세포 내 유해산소 등을 제거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퍼옥시좀의 중요성이 밝혀지면서 선천성 유전자 변이·노화에 의해 나타나는 퍼옥시좀 기능 이상에 대한 원인 규명, 손상된 퍼옥시좀 회복에 관한 연구가 늘고 있다. 퍼옥시좀이 선천성 뇌 신경계 발달장애·파킨슨병 등 신경퇴행성질환 분야에서 새로운 치료전략 타겟으로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HSPA9 유전자 변이가 산화스트레스는 증가시키고, 퍼옥시좀은 감소시시킨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러한 연쇄 과정이 신경 세포, 근육 세포의 기능을 저하하고 파킨슨병 발병의 원인이 된다는 것을 밝혀냈다. 더불어, 퍼옥시좀의 특이한 자가포식작용(Autophagy) 조절로 퍼옥시좀이 감소할 수 있다는 것을 규명했다. 자가포식작용은 스트레스 조건 하에서 세포가 스트레스의 원인이 되는 요소를 분해하고 항상성을 높이는 세포 내 소화작용이다.
2018년, 국내 연구진은 미토콘드리아 칼슘 항상성의 붕괴가 알츠하이머성 치매, 파킨슨병 등의 공통원인임을 규명했다. 이어 2019년에는 자가포식작용이 알츠하이머성 치매의 원인인 독성 응집 단백질을 분해·제거하는 것에 대한 새로운 기전을 밝혀낸 바 있다. 이번 연구는 퍼옥시좀의 중요성을 제시함과 동시에 신경퇴행성질환, 암, 대사질환에서도 세포소기관이 연구되어야 함을 알려준다.
조동형 교수는 "동 연구 성과는 신경퇴행성질환을 효과적으로 치료하기 위해서는 퍼옥시좀의 기능 유지를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밝힌 것"이라고 전했다.
이규선 센터장은 "퍼옥시좀과 미토콘드리아와 같은 세포소기관의 상호작용, 퍼옥시좀 기능 유지에 연관된 다양한 조절인자를 동시에 표적으로 하는 신약 개발은 향후 신경퇴행성질환을 비롯한 암, 대사질환 등 치료제 개발에도 폭넓게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차진희 기자 postmoney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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