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원 공룡 스포티파이, 韓 상륙 '초읽기'... 국내 플랫폼 "만발의 준비"

스포티파이, 내년 상반기 국내 진출 전망
토종 기업, 큐레이션·독점콘텐츠로 승부수
스포티파이, 국내 제휴처 확보해야

라이프스타일 | 2020-12-23 11:28:44

안희주 기자

그간 소문이 무성했던 세계 최대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 스포티파이의 국내 진출이 공식화되면서 멜론·지니·플로·바이브 등 기존 국내 업체들이 주름잡던 한국 음원 시장 사이에 긴장감이 돌고 있다. 일각에서는 토종 음원 서비스들도 경쟁력 확보에 나서고 있어 글로벌 음원 공룡과 해볼만 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스포티파이가 내년 상반기 한국 서비스를 시작한다.

스포티파이는 올해 6월 기준 전 세계 사용자 3억 명, 유료 구독자 1억 3천800만 명에 육박하는 세계 최대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다. 지난 1월 한국 지사인 '스포티파이코리아'를 설립하면서 글로벌 음원 공룡기업의 한국 진출은 그 모습이 드러났다. 이후 스포티파이는 저작권 신탁관리단체와 계약을 진행하는 등 진출 준비를 차근차근해왔다. 다만 스포티파이가 얼마나 많은 음원을 확보했는지, 어떤 이동통신사와 제휴를 맺었는 지 등 구체적인 사항은 아직까지 나오지 않았다.

스포티파이의 강점 중 하나는 '큐레이션'이다. 3억 명에 달하는 사용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청취자가 선호하는 장르와 시간대, 패턴, 환경 등을 고려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사실 토종 음원 서비스와 스포티파이와의 전쟁은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처럼 보인다.

빅데이터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10월 기준 국내 멜론 모바일 앱 월간순이용자는 881만 명이다. 2,3위인 지니뮤직과 플로는 각각 447만 명, 286만 명에 그쳤다. 음원도 멜론은 4천만 곡, 지니뮤직은 2천만 곡에 불과하다. 숫자만 보면 토종 기업이 스포티파이에 밀린다.

하지만 국내 기업들도 경쟁력 확보에 일찍이 나서고 있다. 스포티파이의 강점인 '큐레이션'을 앞서 도입하는 등 관련 서비스 강화에 힘쓰고 있다. 특히 국내 사업자는 스포티파이보다 더 많은 국내 이용자 데이터를 보유했기 때문에 큐레이션 서비스에 유리하다.

가령 멜론은 최근 모바일 6.0 버전을 선보이며 데이터 기반 개인화 추천 서비스를 강화했다. 이용자의 감상·클릭 이력과 선호도 등을 바탕으로 추천 음악을 앱 상단에 노출한다.

지니뮤직도 지난 10월 이용자의 음악취향을 시각화한 '뮤직컬러'를 선보였다. 또 다른 AI 큐레이션 서비스 '포유' 스트리밍 건수는 전월 대비 67%나 늘렸다

독점 콘텐츠도 토종기업이 마련한 무기 중 하나다.

멜론은 '아티스트의 음악방송' 등 오리지널 콘텐츠를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다. 가령 최근 가수 나얼의 신곡 '서로를 위한 것' 발매에 맞춰 나얼과 에코브릿지가 나온 라디오 방송을 방영하는 식이다. 여기에 아티스트가 습작이나 미발매곡을 직접 올릴 수 있는 '멜론 스튜디오'도 청취자의 귀를 머무르게 하는 요소로 손꼽힌다.

지니뮤직도 미디어스튜디오 '잼스'에서 만든 영상이나 VR 영상 등으로 경쟁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이에 따라 토종 음원 서비스들의 실적도 상승세에 들어섰다. .

멜론이 포함된 카카오 뮤직 콘텐츠 부문은 올 3분기 누적매출이 4천575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6% 늘었다. 지니뮤직도 3분기 누적매출이 1천843억 원으로 역시 작년대비 8.8%, 영업이익은 90억 원으로 44.7%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써드파티 디바이스 등으로 국내 음원 서비스들이 제휴가 돼있어 이용이 편리하다는 점을 실적 상승의 요인으로 꼽는다. 반면 스포티파이는 아직 이러한 생태계를 조성하지 못한 상태로 풀이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는 AI스피커나 IPTV, 자동차 등과 연계돼 있어 접근성이 높다"면서 "스포티파이는 국내 제휴처를 우선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간 누적된 데이터와 이용 편의성 등을 고려하면 국내 서비스도 경쟁력이 있다"고 덧붙였다.

안희주 기자 postmoney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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