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2050년 탄소중립' 선언에 포스코가 동참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철강업계 사이에서는 냉담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 정부가 철강산업에서 탄소 배출량을 절감한다고 내놓은 공법 전환 등 방안들이 산업 특성을 반영하지 않아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다.
앞서 포스코는 지난 14일 기후행동보고서를 발간하며 '저탄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정부의 2050년 탄소중립에 동참하는 계획을 알렸다. 정부는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은 철강 등 주력 수출산업을 저탄소 구조로 전환하는 '제조업 르네상스 2.0'을 추진한다고 밝힌 바 있다.
철강업계가 정부의 2050년 탄소중립에 "현실성 없는 주장"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공법 전환 등 방안들이 산업 특성을 반영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사진 = Pixabay
철강산업은 석탄을 주원료로 사용하는 산업특성상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다른 산업에 비해 많은 편에 속한다. 지난해 국내 온실가스 배출량 1위와 2위 기업은 8천148t만을 배출한 포스코와 2천224만t인 현대제철이었다.
정부는 저탄소 전환 방안으로 수소환원제철 공법 전환과 전기로 제강 비중 확대를 제시했다.
수소환원제철은 철광석을 녹여 쇳물을 뽑을 때 사용되는 환원제를 기존 석탄, 천연가스 등 대신 수소로 대체하는 기술이다. 전기로 제강은 전기로 열을 발생시켜 폐철을 녹여 제품을 생산하는 방식이다. 둘 모두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아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적다.
철강업계는 정부 대책이 산업 현실과 거리가 있다고 비판했다.
친환경 수소로 만든 저탄소 철강은 현재 수소의 단가가 석탄의 4배에 달하는 만큼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다. 가령 스웨덴 철강회사 SSAB가 선보일 친환경 철강 가격은 기존 철강 보다 최대 30%까지 값이 나갈 것으로 추정된다.
무엇보다 공법 전환은 공정 전체를 바꾸는 작업이다. 기존 용광로에서 쇳물을 뽑아내는 공정을 뜯어고쳐야 한다. 막대한 매몰 비용이 들어가는 작업이다. 한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수소환원 방식의 전기로로 전환하려면 약 110조 원에 달하는 투자와 매몰비용이 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 관계자는 "유럽은 철강 역사가 오래된 만큼 기존 설비가 낡고, 조강 생산량이 적어, 공법 전환이 부담스럽지 않은 편이다"라면서 "우리나라는 반대의 상황이라 수소환원제철 공법 전환 계획을 적용하는 방안은 적절하지 않다고 본다"고 전했다.
전기로 제강 비중을 늘리는 방안도 적절치 못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기로 제강은 석탄을 가공해 만드는 연료인 코크스를 쓰지 않기 때문에 고로 방식보다 탄소 배출량이 훨씬 적다.
하지만 이 방식은 폐철을 사용한다는 점에서 불순물이 함유될 가능성이 높아 제품 품질이 떨어질 수 있다. 자동차·조선 등 고부가가치 제품을 대량생산하는데도 부적합하다. 철강사들이 고로를 택하는 이유다. 지난 6월에는 현대제철이 전기로 열연공장 운영을 중단하기도 했다. 이미 KG동부제철·포스코도 운영을 멈췄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포스코의 선언을 보면 앞으로 탄소배출을 줄이겠다는 포부만 있지 현재 활용 가능한 기술이나 구체적인 비용 조달 방법은 찾아볼 수 없다"면서 "회사 스스로도 업체 특성상 이산화탄소 배출이 불가피하다고 말하는데 탄소중립은 어불성설"이라고 했다.
김지연 기자 postmoney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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