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치 Brazil] 헤인다 시다단, 신흥국 약점 드러내다

경제와 산업 | 2020-10-12 00:05:00

박성진 기자

우려했던 리스크 요인이 다시 주목을 받으면서 헤알화가 출렁이고 있다.

9월 중순만 해도 안정되어가는 듯했던 환율이 달러대비 5.70헤알 부근까지 상승한 후 5.61헤알로 돌아왔다. 더불어 원헤알 환율은 최근 원화가 여타 통화 대비 상대적 강세 기조를 보인 영향이 맞물려 200원대로 내려섰다.
브라질 정부부채, 안정세 벗어나 크게 증가, 자료: Banco Central Do Brasil
브라질 정부부채, 안정세 벗어나 크게 증가, 자료: Banco Central Do Brasil
브라질의 변동성 확대 배경에는 역시나 정치 리스크가 자리하고 있다. 준비중인 정책이 재정 건전성을 훼손시킬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이다. 오는 15일 1차 지방 선거를 앞두고 대통령과 의회는 재난 지원금 형태의 포퓰리즘 정책을 꺼내어 들었고, 정책의 재원 마련 과정에서 논란이 발생했다.

브라질은 현재 ‘헤인다 시다단(Renda Cidadã, 시민 소득)’이라는 재난 지원금 형태의 보조금을 2021년 중 추가로 지급하려 하고 있다.

세부 내용들은 수정을 거치겠지만 약 2,200만 가구를 지원 대상으로 하며, 개별 지급액도 월 300헤알 수준으로 기존의 빈민 지원책인 ‘볼사 파밀리아(Bolsa Familia)’ 정책보다 57%(190 헤알) 가량 큰 금액이다.

브라질은 4월부터 비정규직 근로자와 실업자, 빈곤층 등에게 매월 600헤알의 재난 지원금을 지급하기 시작했다. 지난 9월에는 프로그램의 가동 기간을 연말까지로 연장하는 대신 금액을 300헤알 수준으로 조정했다.

시장의 우려는 두가지 측면에서 발생했다.

먼저 기존 프로그램의 기간연장에 이어 새 프로그램이 더해지며 전체 필요 지출 규모가 증가했다는 사실 자체이다. 이미 브라질의 GDP 대비 정부부채 비율은 88.8%(연초: 75.7%)까지 상승했다. 연말에는 100%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다음은 신규 프로그 램의 예산 배정의 형태이다.

당초 브라질은 상기 프로그램의 재원을 ‘정부 지출 상한제도’에 적용을 받지 않는 ‘교육 발전 기금(Fundeb)’과 부채 충당금에서 활용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헤알화는 이 부분에서 크게 충격을 받았다. 호세프 전 대통령 탄핵 이후 방만한 재정지출을 방지하기 위해 제정된 ‘지출 상한제도’를 피해가려는 시도가 분식회계 우려와 재정 개선의지에 대한 의구심으로 연결되었기 때문이다.
볼사 파밀리아와 코로나19 대응 지원 정책 비교, 주: 헤인다 시다단은 내용이 아직 최종 확정되지 않은 상황 자료: 하나금융투자
볼사 파밀리아와 코로나19 대응 지원 정책 비교, 주: 헤인다 시다단은 내용이 아직 최종 확정되지 않은 상황 자료: 하나금융투자


다행인 것은 금융시장과 여론의 우려를 인식하여 정책 담당 주체들이 새로운 자금 조달 방법을 찾고 있다는 사실이다. 의회는 게지스 경제부 장관의 주장을 받아들여 정부의 ‘지출 상한제도’ 범위 안에서 예산을 배정할 것이라는 정책 수정계획을 밝혔다.

마이아 하원 의장도 경제부 장관의 정책 기조에 협조하겠다는 의지를 확인해 주었다. 지난 7일 회의에서는 합의점을 찾지 못했지만, 지출 통제 방법을 지속적으로 협의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지출 상한제도’는 물가상승률 이상의 정부 예산 증액을 방지하는 제도이다. 올해는 코로나 충격에 따른 긴급 재난상황 선포를 통해 이미 재정 지출(재정적자: -12.9%)이 크게 증가했다.

최악을 지났다는 상황 인식과 함께 트라우마 요인인 재정 불확실성 이슈들을 확인하며 가고자 하는 경계심이 공존하고 있는 만큼 헤알화는 단계별, 점진적 반등이 예상된다.

헤인다 시다단 등 정책여력의 한계로 ‘능동적’ 회복기능이 제한되는 신흥국의 공통된 처지를 보여주고 있다.

박성진 기자 postmoney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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