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가위기술' 개발 과학자 2人, 2020 노벨화학상 수상

프랑스 샤르팡티에 교수, 미국 다우드나 교수 공동수상...6, 7번째 여성 노벨수상자 탄생

경제와 산업 | 2020-10-08 03:03:39

차진희 기자

사진=노벨상 공식사이트
사진=노벨상 공식사이트
올해 노벨화학상은 유전자가위 기술에 주어졌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7일 2020년 노벨화학상 수상자로 '유전체 편집 기법을 개발'한 에마뉘엘 샤르팡티에 교수와 제니퍼 A.다우드나 교수를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샤르팡티에 교수와 다우드나 교수가 개발한 유전자 가위 기술은 '크리스퍼/카스9'(CRISPR/Cas9)'이다. 유전자 가위는 유전자를 정밀하게 교정하거나 편집할 수 있는 기술이다. '크리스퍼/카스9'는 1세대 '징크핑거'(zinc finger)나 2세대 '탈렌'(TALEN)에 이어 3세대 유전자 가위 기술로 분류된다.

'크리스퍼/카스9' 유전자 가위 기술은 기존 1, 2세대 보다 간편하고 저렴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선택성과 정확성이 뛰어나 인간 질병 치료에도 활용 가능성이 크다.

노벨위원회는 "'크리스퍼/카스9' 기술은 생명과학에 혁명적 영향을 미쳤다. 새로운 암 치료법 개발에 기여하고 유전질환 치료의 꿈을 실현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유전자가위 기술은 크리스퍼/카스9의 등장으로 인류의 삶에 직접 기여할 수 있는 단계에 이른 것으로 평가된다. 이를 동·식물에 적용하면 수확량이 많은 식량 작물이나 가축 품종을 개발하고, 병충해 또는 가뭄 등에 강한 품종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크리스퍼/카스9 기술은 사람에게도 적용중이다. 새로운 암 치료법의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고, 향후 유전자 변이로 발생하는 각종 질환의 예방과 치료에도 이 기술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미지=노벨상 공식사이트 / 크리스퍼/카스9 유전자 가위
이미지=노벨상 공식사이트 / 크리스퍼/카스9 유전자 가위
크리스퍼/카스9은 크리스퍼와 카스9으로 구성된다. '크리스퍼'는 유전체의 긴 염기 사슬에서 잘라야 할 위치를 찾는 가이드 역할을 한다. '카스9'는 선택한 위치를 자르는 효소다.

샤르팡티에 교수와 다우드나 교수의 공동연구로 2012년 크리스퍼/카스9 기술이 탄생했다. 기술의 시작은 우연이었다. 2011년 샤르팡티에 교수가 화농연쇄상구균(Streptococcus pyogenes)을 연구하던 중 박테리아 면역시스템에서 바이러스의 DNA를 자르는 물질(tracrRNA)을 발견하게 된 것이다. 이 후 RNA 전문가인 생화학자 미국의 다우드나 교수와 공동연구를 시작해 기술을 선보였다.

크리스퍼/카스9이 공개된 뒤 세계 연구자들이 연구에 뛰어들기 시작했다. 우리나라 김진수 서울대 화학과 교수도 이 분야에서 앞선 연구자로 평가받는다.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명예교수는 "유전자가위 연구에서 서울대 김진수 교수의 업적도 올해 수상자 두 분에 비해 결코 작다고 할 수 없다"고 했다. 더불어 김학중 고려대 화학과 교수 역시 "(크리스퍼/카스9을) 인류를 위해 사용하는 측면에서 보면 김진수 교수 등도 수상자에 포함돼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에 동의한다"며 김진수 교수의 권위를 높이 평가했다.

한편, 노벨위원회는 이처럼 유전자가위 기술이 인류의 질병 치료 등 의학 분야에 지대한 영향을 줄 것을 기대하면서도 기술적 오류와 사회윤리적 논란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했다. 유전자 가위 기술를 이용해 '유전자 조작 아기'를 만드는 것과 같은 오용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2018년 중국 과학자 허젠쿠이(賀建奎)가 에이즈(AIDS·후천성면역결핍증) 바이러스에 면역력이 있도록 유전자를 편집한 쌍둥이 여자아이를 탄생시켰다고 발표해 논란이 된 바 있다.

차진희 기자 postmoney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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