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공상과학 시리즈의 전설 '스타트렉(Star Trek)'. 스타트렉의 수많은 명대사 중 단연 최고는 'Beam me up!'(나를 올려줘!)이다. 우주선 밖에서 위급 상황을 마주했을 때, Beam me up을 외치면 바로 선내로 복귀할 수 있으니 일종의 순간이동 버튼인 셈이다.
우리는 '순간이동'이라고 하면 어느 한 지점에서 사라지고 다른 지점에서 갑자기 등장하는 장면을 떠올린다. 해리포터가 9와 4분의 3 승강장에서 호그와트로 이동한 것처럼 말이다.
영화에서나 볼 수 있던 순간이동이 현실 세계에서도 가능하다면, 믿을 수 있을까?
◇ 전자의 순간이동, 양자화
미시세계에서 순간이동을 이해하려면, 먼저 '양자화(Quantization)'에 대해 알아야 한다.
고전역학에서는 모든 에너지의 단위가 연속적인 값을 갖는다. 반면, 양자역학에서 에너지는 디지털 신호처럼 끊어지는 값을 갖는다. 다시 말해 하나의 물질을 계속해서 더 작은 물질로 쪼개다 보면, 더 이상 쪼갤 수 없는 최소단위가 존재한다. 이를 양자화라고 한다.
보어 원자모형 / 사진제공=위키피디아
보어(Bohr)는 양자화의 개념을 활용해 '원자모형'을 만들었다. 양자역학의 세계에서 전자의 움직임은 양자화돼있기 때문에 원자 안에서 정해진 궤도를 따라 움직이지 않고, 특정 궤도로 순간이동을 하면서 움직인다는 것이 보어 이론의 핵심이다.
◇ 미시세계의 순간이동
2014년, 네덜란드 카빌 나노과학연구소 연구팀은 물리적 연결이 없는 3m 거리에서 정보를 순간이동하는데 성공했다.
카빌 연구소는 양자얽힘이라는 성질을 활용해 전자스핀 정보를 전달하는 방식을 사용했다. 정보 전달과 실제 물질을 이동시키는 것은 다르다고 반박할 수도 있다. 그러나, 물리학적 관점에서 봤을 때 모든 물질은 스핀, 질량, 전하량이라는 세 가지 정보만으로 구성된다. 따라서, 이 세 가지 정보가 완전히 일치하면 물리적으로는 차이가 없는, 완벽하게 같은 물질을 만들어낼 수 있다.
양자역학의 관점에서 순간이동은 컴퓨터의 파일을 복제하는 것과 유사하다. 파일 복제로 만들어진 두 개의 파일은 100% 동일한 정보를 담고 있다. 복제 후 원본 파일을 삭제해도, 이미 복제 파일이 똑같은 정보를 갖고 있기 때문에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
여기 공이 하나 있다. 이 공의 정보를 최소 단위로 분해해 완전히 똑같은 정보를 가진 새로운 공을 만든다고 가정해보자. 이제 원래 있던 공은 없애고, 책상 위에는 새로 만들어진 공이 놓여있다. 두 공은 물리학적인 관점에서는 완전히 동일한 공이다. 이것이 양자역학의 관점에서 구현할 수 있는 순간이동이다.
차진희 기자 postmoney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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