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위기가 글로벌 식량난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일부 국가에서는 식품 사재기, 곡물 수출 제한 조치 등이 이미 이뤄지고 있다.
이번 식량 위기는 지난달 25일 G20 정상회의에서 처음 제기됐다. 당시 유엔 식량농업기구(FAO) 취동위 사무총장은 "다양한 이동 제한 조치가 국내외에서 식량의 생산 가공, 유통 등에 '즉각적이고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특히 빈곤층과 취약계층이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각국의 주의를 당부했다.
FAO는 지난달 31일 세계보건기구(WHO), 세계무역기구(WTO)와 함께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세 국제기구 사무총장은 "식량의 가용성과 이동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 식량 수출국의 연쇄적인 수출제한을 유발해 글로벌 식량난을 야기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자국 봉쇄 조치 시 식량 공급사슬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해 달라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국제기구의 경고는 일부 국가의 식량 수출 제한·중단 조치와 관련이 있다. 국회입법조사처 연구에 따르면, 러시아는 3월 20일부터 열흘 동안 모든 곡물 수출을 일시 중단했다. 현재는 수출을 재개했으나 수출 양을 6월 말까지 700만 톤으로 제한할 계획임을 밝혔다. 우크라이나는 세계 주요 밀 수출국이다. 역시 지난 3월 30일, 200만 톤의 밀 수출 쿼터를 설정했다. 베트남 쌀 수출 양도 지난해 동기 대비 40% 가량 줄어들었다. 식량 수입국 사이에서도 곡물을 비축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돼, 국제 사회의 식량 부족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
국제 곡물 시장은 생산량에 따라 가격 변동성이 큰 '얇은 시장(Thin Market)'이다. 식량 위기에 대한 약간의 조짐이 확인되면, 수입국은 자국 식량 확보를 위해 선제적인 조치를 취한다. 수출국의 경우 글로벌 곡물가에 맞춰 수출량을 조절하기 때문에, 초과수요가 발생해 곡물 가격 폭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 2007~2008년, 2010~2011년에는 농산물 가격 급등으로 나타나는 물가 상승 현상인 '애그플레이션(Agflation)'이 발생했다. 경제발전으로 육류 소비·바이오연료 수요는 증가했지만 주요 곡물 수출국은 기상이변으로 생산량이 급감해 수출 제한 조치를 취했다. 이로 인해 심각한 초과수요 상태가 발생해 곡물값이 폭등했다. 당시, 경제 위기로 인한 불안감 역시 시장의 불안정성을 키우는 계기가 됐다.
국회입법조사처는 2008년도의 상황과 현재는 다르다고 분석한다. FAO 권장 적정 재고율은 17~18%다. 최근 미국 농무부(USDA)가 발표한 '세계곡물수급전망'에 따르면, 올해 세계 곡물 재고율은 30.4%로 충분한 양이 확보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USDA는 러시아가 감축한 밀 수출량을 수출 기회 확보를 위해 EU가 채울 것으로 전망한다.
또한 글로벌 원유가격이 하락하면서 바이오 연료용 곡물 수요도 감소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려와는 다르게 곡물 수급에도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수출국의 곡물 생산과정은 기계화·표준화돼 있어 상대적으로 코로나19로 인한 피해가 적다. 곡물 수요 역시 경제 위축·외식 자제로 감소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곡물 시장의 수요·공급 균형을 맞추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박미소 기자 postmoneynews@gmail.com
더저스티스(The Justice)는 모든 기사에 대한 독자여러분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습니다. 위 기사에 대한 소감, 정정이나 이의제기, 반박등의 의견이 있으시면 아래 이메일로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보내주신 내용을 확인 후, 신속히 답변 드리겠습니다.